치명적 사랑의 아리아, 영원불멸의 오페라, 자유와 열정의 화신. ‘카르멘’ 전막 공연이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을 뜨겁게 물들였다.

카르멘은 의정부예술의전당 탄생 15주년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에 이어 나비부인 공연 이후 6년만의 전막 공연이다.

‘아이다 라보엠 카르멘’은 가장 오랫동안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오페라다.

오페라 속에 치명적인 매력의 집시여인 카르멘은 자신에게 무관심한 하사관 돈 호세를 유혹한다. 그녀의 매력에 넘어간 돈 호세는 동료와 다투다 체포된 카르멘을 구해주고 감옥에 갇힌다.

군 복귀 명령조차 어기고 카르멘과 함께 하기 위해 탈영병이 된 돈 호세는 상관을 폭행했다는 죄목으로 갇히게 된다.

시간이 흘러 유랑생활에 지쳐가던 중 약혼녀 미카엘라가 찾아와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하고, 그는 고향으로 내려간다.

카르멘을 잊지 못해 다시 찾은 돈 호세는 그녀가 유명한 투우사 에스카미오와 함께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애원하는 그에게 카르멘은 이별을 통보하고, 이에 극도로 흥분한 돈 호세는 칼로 그녀를 찔러버리고 슬픔에 절규한다.

카르멘은 프랑스 작가 메리메 ‘소설 카르멘’을 바탕으로 비제가 35세 요절하기 전 1875년 3월 파리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됐다. 하지만 초연은 실패했다. 당시 관객들은 무대에 토마토를 던지며 야유를 보내는 등 악평했다.

당시 카르멘은 최하층 노동자 계급, 담배공장 여공의 삶과 사랑, 자유분방한 여성상과 야성적인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외면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르멘의 초연 공연장에선 당대 최고 음악가와 문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카르멘 공연은 ‘들리브·구노·뱅상 댕디·오펜바흐·차이코프스키’가 관람했고 브람스는 카르멘의 예술성에 감탄해 20회나 관람했다.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음습하고 우울한 독일적 분위기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찬란한 태양의 음악, 풍요롭고 정밀한 동시에 건축적으로 완벽한 작품”이라고 카르멘을 극찬했다

비제는 카르멘 초연 3개월 후 35세에 요절할 때까지 33회 공연을 했고, 이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150년 전 촛불을 켜고 봤던 공연, 이제는 sns 등 다양한 도구로 누구나 감상할 수 있는 문화홍수의 시대다.

카르멘이 시공을 초월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를 “음표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차이코프스키는 말했다.

인간은 본능적 욕구를 누구나 갖고 있는 개성적인 존재이다. 자유에 대한 끝없는 갈망은 우리들 가슴 속에 꼭꼭 숨겨져 있으며, 뜨거운 남녀의 사랑이 절정을 이룰 때의 모습처럼 절실하다.

목숨까지 아낌없이 던져 버릴 수 있었던 자유와 열정의 화신, 카르멘 공연을 관람하게 위해서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원근 각지에서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카르멘 공연 시작 전, 때마침 한여름 무더위는 비구름 속에 숨었지만 공연장은 뜨겁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카르멘 공연은 < 노블아트오폐라단> <위너오페라합창단> <서울필화모닉오페라합창단> <송파소년소년합창단> 등이 만들어낸 최고의 무대였다

이날 공연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창의적 발상의 음악·노래·무용으로 구성된 콜라보레이션 무대였다

결국 카르멘의 여주인공은 객석에서 뜨겁게 태어났고, 자유와 사랑을 위해 아낌없이 죽었다.

카르멘이 추구한 것은 인간으로서 자유에 대한 끝없는 갈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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