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미래신산업특별위원)
이문열-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미래신산업특별위원)

지난주 한 방송에서 어느 정치인이 한 이야기를 두고 진정성의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에서 그는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은 제가 의정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거예요.”라고 하며 초중고등학교를 의정부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출마를 결심할 정도로 이렇게 애틋하게 의정부를 사랑한다는 그 사람은 바로 전희경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다.

전희경 전 비서관이 애절하게도 사랑했던 의정부는 그에게 어떤 곳일까?

2016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2020년 총선에서 당시 현역 의원이었던 그에게 의정부 출마가 당연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국민의힘 지지세가 조금 더 나은 인천 미추홀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왜 4년 전에는 자신이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자랑스러워하는 의정부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또 지난해에는 국민의힘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서초구로 지역구를 옮겼다.

낙하산으로 당협위원장 자리까지 받으면서 말이다. 당시 의정부시갑 지역도 당협위원장 자리가 비어있었다.

하지만 민심은 무섭다. 격렬한 경선 요구에 밀려 경선을 했고 참패했다. 작년에는 왜 의정부를 사랑하지 않고 서초구를 사랑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대통령실로 갔다. 이제 그는 총선 4개월을 앞두고 의정부를 사랑하게 됐다.

그는 더 이상 사랑할 곳이 의정부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총선이 다가오면 정치인들이 아무 말 대잔치를 한다는 것쯤은 유권자도 안다.

하지만 유권자를 바보 취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그런 말에 속아 표를 줄 유권자는 없다.

초등학교를 같이 나왔다고 찍어줄까? 졸업한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데 얼굴을 기억하기는 할까?

또 전희경 전 비서관이 낙선을 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의정부 승리를 위해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의정부시민들과 살을 맞대고 부대끼면서 함께 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라는 뜻이다.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긴다면 가까이 두고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희경 전 비서관은 서울로 대학을 간 후 거의 30년을 서울에 살다 최근에 가족은 서울에 두고 혼자만 의정부로 왔다.

학창 시절을 여기서 보낸 것이 자신의 의지였다면 의정부를 사랑한다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통은 부모님을 따라 어느 지역에서 살게 되고 대학을 마치고 성인으로서 자립을 하게 되면 자신의 선택으로 살아간다. 그의 선택은 지난달까지 서울이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부모님을 따라 상경해서 서울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이 대학을 졸업하고 자립하게 된 후 자신의 선택으로 의정부에 와서 30년을 살았다고 생각해 보자. 30년을 살면서 지역 사람들과 봉사활동도 하고 여러 가지 모임도 같이하면서 의정부에서 각종 행사와 문화를 함께 누리며 사업도 하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히 하며 살았다면 과연 누가 더 의정부를 사랑하는 것일까?

아이스크림 이름 중에 ‘사랑에 빠진 딸기’라는 것이 있다. ‘사랑에 빠진 딸기’ 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아이스크림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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