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간 개방형직위 감사담당관 5명 모두 내부자 임명

의정부시 개방형 감사담당관 임용시험 결과 소문대로 김세원(57) 신곡2동장이 일반 경쟁자 7명을 물리치고 21일 낙점됐다.

신임 김세원 감사담당관은 김홍일(58) 현 감사담당관 2년 임기가 끝나는 3월 12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임기는 능력에 따라 최장 5년간 보장된다.

의정부시 개방형직위 감사담당관 제도는 감사업무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16년 6월부터 시행됐다.

지난 8년간 의정부시 개방형직위 감사담당관은 최승일(전 가능2동장), 신태수(전 신곡2동장), 신웅식(전 자금동장), 김홍일(전 송산2동장) 등 직원 5명이 거쳐갔다.

타 지자체와 달리 의정부시장이 바뀌어도 여전한 내집단 감사담당관 채용을 두고 일각에선 ‘직원들의 유대감이 작용해 보이지 않는 천장과 상대적 불평등을 제도화했다고 평했다.

감사담당관 채용과 관련해 시 관계자는 “내부 직원 감사담당관 장점으로 조직 파악과 지역 현안에 밝고, 직원 개개인 신상과 평판 파악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의 눈에 비친 내부 채용은 ‘공동체 결속을 위한 의례로 상호의존적 측면을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체론적 사고‘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행동심리학은 믿음·관행·사회규범 등 문화는 우리의 동기와 의사결정 편향을 비롯해 뇌의 연결 구조를 물리적으로 바꿈으로써 생각하는 방식을 규정한다고 밝힌다.

즉 문화는 우리 뇌의 배선을 바꾸고 우리를 생물학적으로 변경한다. 다시 말해 문화는 우리 뇌를 위한 펌웨어(기억장치 속에 영구적으로 저장되는 프로그램)를 새롭게 만든다.

의정부시 민간개발사업, 2년째 감사원 감사 진행

의정부시는 지난해 2월 ‘캠프카일 민간개발사업자 선정 특혜 의혹’으로 촉발된 감사원 감사로 담당 과장 ‘해임’, 담당 국장 ‘감봉 3월’ 등 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감사원은 지난해 6월 15일부터 의정부시 민간개발사업(캠프 카일, 캠프 라과디아, 미군 유류저장소 나리벡씨티 개발 등) 감사를 시작해 3차 사전조사와 2차 현장검사 등 2년간 감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의정부시 공직자 비리는 2020년 음주운전, 폭력 등 기타 범죄, 진정 민원 등 81건(해임 1명, 정직 3명 등), 2021년 음주운전, 폭력 등 기타 범죄, 진정 민원 등 57건(해임 3명, 정직 3명, 강등 1명, 견책 1명 등), 2022년 기타 범죄 등 69건(견책 2명 등)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시는 수년 전부터 시행되던 ‘시민감사관 제도’를 지난해 8월 종료시켰다. 대신 타 지차체의 사례를 본떠 11월 25일 ‘의정부시 청렴시민감사관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목적은 감사에 시민을 대거 참여시켜 일반분야(10명)와 전문분야(20명, 회계·기술·환경·건설·보건·복지·법률가)로 구분한 투명한 감사행정 실현이다.

하지만 김동근 의정부시장 출범 후 만들어진 청렴시민감사관 제도 운영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청렴시민감사관 운영을 위해선 선정 기준을 정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혀, 구체적 일정은 알 수 없다.

내집단 속성은 연고주의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의 중요한 관심사는 공직자 부정부패다. 조선시대의 대표적 부정부패 견제 장치는 대간(사헌부·사간원·홍문관), 감찰, 암행어사 제도다.

조선시대 언론을 담당하던 양사인 사헌부와 사간원은 목숨걸고 직언하고 가차없이 탄핵했다. 게다가 신하는 왕권을 견제하고, 왕은 신권을 견제했다.

김동근 시장이 지난해 10월 11일 시청 대강당에서 ‘민선 8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차례 가진 후 아직까지 의정부시 기자실(브리핑룸)에서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본 기자가 졸렬하고 과문(寡聞)한 탓일까?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입법·사법·행정이 서로 견제하고 제4부 언론이 외곽에서 권력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것은 권력집중과 부정부패를 방지하려는 오랜 소명이다.

최근 내집단에 속한 의정부시 감사담당관 채용과 관련해 ‘합법적인 것은 반드시 정당한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내집단의 연대와 속성은 연고주의다. 집단이 폐쇄적이고 동질적일수록 동조화 경향은 강화된다.

비개인적 친사회성을 더 많이 보이는 사회는 생산성이 높고 조직이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되며 부패가 적고 혁신속도가 빠르다.

인간은 문화적 종이다. 문화는 인간 정신을 재구성한다.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는 엠마누엘 칸트의 말처럼 제도가 바뀌면 심리는 적응한다.

지금 의정부시에 절실한 건 공진화를 위한 신뢰 본능(faith instinc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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