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의정부시의회 윤희재 사무국장 명예퇴임  사진
23일 의정부시의회 윤희재 사무국장 명예퇴임 사진

1년간 공로연수 기간 고수는  ‘승진후보자명부’ 제외 역차별 초래

의정부시 공직사회가 ‘정년 1년을 남기고 반드시 공로연수를 가야한다’는 조직문화는 과연 공정한가가 최근 화두로 떠올랐다.

의정부시 공직사회는 베이비 부머(1955~1963년)들의 인사적체(人事積滯) 해결책으로 1년간 공로연수제도를 관행처럼 시행해왔다.

공직사회에 승진은 능력주의(실력주의) 중심으로 늘 공정하다는 착각에 빠진다. 공정의 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우리에게 “지금 서 있는 그 자리, 정말 당신의 능력 때문인가?”라고 묻는다.

샌델의 ‘공정’은 존 롤스의 ‘출신계급의 사회적 우연성, 천부적 재능 같은 자연적 우연성, 그리고 불운과 같은 운명적 우연성의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때 공정한 협력체제로서의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된다‘는 주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 공직사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최근 의정부시를 비롯한 공직사회에 베이비 부머의 퇴장으로 인사적체가 사라진 지금도 가차 없는 실용주의? 명분으로 1년간 시행되는 공로연수제도가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공지자들의 퇴직 후 사회적응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로연수제도가 다원성을 무시하고 일방적 통제로 운영된다면 공직사회에 또다른 불평등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

공로연수제도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27조 규정에 따라 정년퇴직예정자의 사회적응 준비를 위해 정년퇴직일 전 6개월 이내를 원칙으로 한다.

공로연수제도는 다만 자치단체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본인의 희망이나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정년퇴직일 전 6개월 이상 1년 이내인 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의정부시 5급(사무관), 4급(서기관)의 6개월 공로연수 적용은 사실상 허용되지 않았다.

공로연수 대상자 인사발령은 ‘퇴직준비교육 파견근무를 명함’ 형식을 취하고 ‘승진후보자명부’에서 작성이 제외된다.

올 12월 말 63년생 공직자들이 마지막 공로연수나 명예퇴임 대상자다. 지난 23일 4급(서기관) 윤교찬(행정) 의회사무국장, 이건철(행정) 호원권역국장, 이주성(토목) 안전교통국장이 명예퇴임했고 김동수(건축) 도시주택국장이 공로연수를 떠났다.

이들 4급 퇴직자 후속 승진 대상에는 지우현(행정·53) 교육청소년과장, 남윤현(행정·58) 일자리정책과장, 한수완(전 전산·54) 기업경제과장, 고현숙(행정·52) 복지정책과장, 한상규(행정·55) 환경관리과장, 강경숙(전 세무·51) 기획예산과장, 정춘일(건축·58) 주택과장, 김상래(건축·57) 송산3동 허가안전과장, 김상록(농업·58) 녹양동장 등 9명이 포함됐다.

4급 승진자 후보 가운데 남윤현·정춘일·김상록 과장은 시가 1년간 공로연수 기간을 고수하면 이들의 남은 임기가 6개월로 줄어들어, 내년 6월 말 공로연수가 예정돼 사실상 ‘승진후보자명부’에서 제외되는 역차별을 받게 된다.

결국 이들 3명을 제외하면 지우현·한수완·고현숙·한상규·김상래·강경숙 과장 가운데 4명이 국장으로 승진하게 되고, 몇몇 국장은 5~8년간 장기 근속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복수의 시 국장은 한 사람이 5년 이상 장기간 국장 자리에 앉게 되면 과거처럼 조직 내 파벌이 형성될 수 있다면서 최근 신규자 비중이 커지는 현실에 비추어 고급인력 유지를 위해 일방적 공로연수제도는 타 지자체처럼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22년 하반기 5급 공로연수 대상은 서명학(행정) 징수과장, 이균섭(건축) 도시재생과장, 정희종(농업) 도시농업과장, 조원상(행정) 자금동장 등 4명이다. 

의정부시 인사위원회는 지난 21일 4급(4명), 5급(5명)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14일 경기도 인사위원회가 의결한 A과장 해임 통보가 도착하지 않아 오는 28~29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승진자 예고를 단행할 계획이다.

현재 의정부시는 4급(서기관) 4명, 5급(사무관) 7명, 6급(팀장) 5명 등 17명이 공로연수 중이다. 공로연수자 급여는 4급 연봉 8~9000만원, 5~6급 7000만원대로 월별 직급보조비(6급 17만5000원, 5급 25만원, 4급 35만원)가 포함돼 과도한 공로연수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반하는 혈세가 투입된다.

의정부시는 최근 경기도 감사에서 타 지자체에 비해 인사 전보 제한(2년) 기간이 과도하게 부족한 잦은 인사로 업무공백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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