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시 문화관광과 2023년 예산안 심의 장면
12월 13일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시 문화관광과 2023년 예산안 심의 장면

한류의 나라 대한민국 의정부시에 매년 ‘아시아모델페스티벌’이 열린다. 세계 최고 모터바이크 ‘할리데이비슨’의 고향 미국 밀워키시가 세계 바이크 축제를 연다?면 같은 것일까?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프랑스 순방 때 사넬이 제작한 한글 재킷을 착용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글 의상 패션은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2003년 프랑스 프레타포르테(기성복) 패션쇼에서 최초로 선보였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그때만 해도 유럽에는 한류(韓流)가 생소했다.

한류는 2000년 전후부터 한국의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가 아시아 각국에서 방영되면서부터 한국 대중문화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류 콘텐츠는 중국·일본 등이 돈으로도 횽내낼 수 없는 세계적인 팬덤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 처럼 문화 콘텐츠는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밀라노프로젝트’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대구지역 섬유기업들이 연쇄 도산하자 김대중 정부가 섬유산업(클러스트)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됐다. 한때 섬유산업은 대구시 전체 매출의 50%에 육박하는 대표산업이었다.

밀라노프로젝트는 세계화 전략으로 이탈리아 밀라노를 벤치마킹해 화섬기지로 전락한 대구시 섬유산업을 동북아(東北亞) 패션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시도됐다.

밀라노프로젝트는 약 10년간 섬유·염색·패션·봉제기술 등 전문가가 달라붙어 9000억원 이상 혈세가 투입됐지만 결국 실패했다.

실패를 두고 전문가들은 ‘패션산업은 소재·디자인·디테일(장식·뷰티) 집약체로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패션문화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는 국내 패션브랜드 육성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패션디자이너 주최 서울컬렉션을 승계해 매년 봄(S/S)·가을(F/W)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거점으로 ‘서울패션위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 패션산업은 파리·밀라노·뉴욕·런던 등 4대 도시가 패션 컬렉션을 통해 지난 100년간 지배하고 있다. 이들 도시의 패션산업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소재기업이 대규모 카르텔로 지배한다.

파리는 프레타포르테(기성복), 오뜨꾸뛰르(살롱·오브제) 등과 함께 세계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밀라노는 도시 전체가 섬유와 장인의 도시로 장신구(패션 소품), 질 좋은 직물과 염색 등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뉴욕은 트렌드 세터 도시답게 연간 100여개 패션쇼에 유명 디자이너가 참여하고 있다. 런던은 다소 주춤하긴 하나 재치·젊음·도전을 특징으로 아직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정미영 시의원, 김재훈 문화학습국장
정미영 시의원, 김재훈 문화학습국장

12월 13일 오후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문화학습국 문화예술과 2023년 예산안 심사가 ‘아시아모델페스티벌’ 성토장으로 변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미영 의원은 내년도 아시아모델페스티벌 예산 8억원을 문제삼았다. 정 의원은 “지역경제가 힘들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의정부시 예산 111억원이 삭감됐는데, 문화예술과 예산은 (오히려) 9억7900만원이 증가됐다”면서 “그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이상우 문화예술과장은 “예산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아시아모델페스티벌로 의정부시 이미지 개선과 도시 가치 상승을 위해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시는 배포한 예산 자료를 통해 내년 9월 13~24일 개최하는 아시아모델페스티벌에 모델캠프, 페이스오브아시아, 아시아모델어워즈와 아시아오픈마켓(신규)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내 뷰티 중소기업 박람회(악세서리·화장품·의류 등 그랜드세일), 아시아·국내 모델 패션 브랜드쇼 개최를 설명했다.

또한, 청년지원프로젝트(신규)로 패션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전국 공모전, 패션런웨이(발표회) 등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미영- 이 어려운 시국에 내년에 1억을 더 증액해 8억원이 올라왔다. 페스티벌을 하겠다는 당위성이 없다.

결과 보고서를 주셨는데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 의원들 모두도 이해시키지 못한다. 그런데 47만 시민이 그것을 이해하겠나?

(과장님) 받아드릴 수 있겠습니까? 당위성이 뭐라고 생각합나까? 처음에 시작하실 때 뭐라고 하셨어요? 아시아모델페시티벌로 의정부 브랜드가치를 높이겠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는데, 지역경제 활성화에 뭐가 됐는지, 어떤 도움이 됐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청소년들을 위해 진행해야할 혁신교육사업비 예산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노인·청년·장애인·여성 관련 예산도 다 삭감됐다. 필요한 부서 사업 진행이 다 안 되고 있다.

그런데 불구하고 아시아모델페스티버벌을 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납득할 수 있나? 본 의원은 100% 삭감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시아모델페스티벌이)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말씀하셨는데, 상권활성화가 어떻게 변화됐는지 지금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

현재 의정부는 제정자립도가 26위에 해당한다. (내년) 시민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권역동 예산도 삭감됐다.

권역동 예산은 시민들 피부에 가장 와닿는 예산이다. 흥선권역 3억700만원, 호원권역 6500만원, 신곡권역 3억8400만원 정도 삭감됐다. 3개 권역동 7억5684만원 삭감됐다.

그런 와중에 아시아모델페스티벌을 하겠다고 1억을 증액해 8억을 올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아시아모델페스티벌이 과연 시민 정서에 맞는지? 결과 용역보고서를 주셨는데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런데 의정부시민 47만 가운데 답변한 시민은 176명이다.

일반 동에 무료로 배부된 초대장이 암표로 거래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8억 예산이면 노인정 두 곳을 짓고, 3년간 노인정에 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다.

아시아모델페스티벌은 결과적으로 의정부시민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사업이다. 시민 혈세로 사업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면, 시민들에게 필요하고 이익이 되는 사업이 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불요불급한 아시아모델페스티벌 예산 8억원은 소상공인을 위해 쓸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전액 삭감하는 것이 시민정신에 맞다.

김재훈 문화학습국장- 2개월간 준비하다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생겼고 개선해야할 사항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이 페스티벌은 우리가 국제행사를 치루는 것에 대해 그만큼 콘텐츠를 넓게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문화 콘텐츠가 넓어짐에 따라 관련 사업들도 넓힐 수가 있다. 2개월 전에 보신 (페스티벌) 것에 대해선 실망스러우셨겠지만 이젠 페시티벌을 하면서 관련 섬유사업, 디자인클러스터 이런 것들을 망라해서 하고싶고, 그래서 의정부의 대표적 자산과 국제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고 싶다.

지금 모든 축제 페러다임은 경제적 수익과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면서 자부심과 시의 품격 등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경제적 수익은 없었지만 그것을 함으로써 유무형의 자산을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기에 이런 사업을 왜 하느냐는 의원님 의견에 공감은 하지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경제·문화적으로 의정부 대표 콘텐츠가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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