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  TF팀 회의 장면
8월 10일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 TF팀 회의 장면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자신의 1호 공약 실천을 위해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 TF팀을 구성해 지난 10일 두 번째 회의를 진행했다.

김동근 시장은 이날 저녁 외부전문가와 관련 공무원으로 구성된 TF팀과 함께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 TF팀 단장은 안동광 부시장이 맡았다. TF팀은 시장을 포함해 의정부시 고문변호사, 시장 추천 변호사, 회계사, 도시계획 전문가, 교통영향평가 전문가, 환경 전문가, 의정부시 A균형개발추진단장, B투자사업과장 등 10명이 위원으로 구성됐다. 향후에는 시의원과 시민대표가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단장은 복합문화융합단지 사업주체인 의정부리듬시티(주) 사업시행자(PFV)의 당연직 비상근 이사다. B과장은 의정부리듬시티(주) 자산괸리회사(AMC)의 당연직 비상근 이사를 맡고 있다.

A단장과 B과장의 TF팀 참여는 안동광 부시장의 지시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복합문화융합단지 내 추진 중인 ‘고산동 물류센터’ 관련 법적 이해관계인이다.

이들은 사전에 “자신들의 TF 참여는 회사(리듬시티) 입장에선 배임(背任)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윗선에 보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A단장은 기자의 질문에 “회사의 당연직 이사가 TF팀에 참여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 생각해 염려되는 점을 부시장에게 두 차례나 보고드렸다.

처음부터 우리가 TF팀에 들어가면 복합문화융합단지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대주단(금융권)까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도 부시장께서 큰 문제가 없으니 참여하라고 지시했다. 제가 빠진다면 일을 안 하려 한다고 비쳐져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

TF 회의 때 단장이나 과장이 자칫 얘기를 잘못하면, 전임자들을 부정하는 결과로 비쳐질까봐 두려워 입을 닫을 수밖에 없다.

윗선에 우리가 현실적으로 ‘고산동 물류센터 백지화는 문제가 있습니다’라고 하면, 한 발 물러나 살펴보고 대면해주셔야 하는데 받아들이질 않는다.

그래서 너무 고통스럽다. 리듬시티도 관련법, 전문가 자문과 절차에 따라 일을 처리하지 않겠냐“라고 전했다.

안동광 부시장은 지난 5월 23일 직위해제 중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부당하고 불법적인 업무지시가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아니 고민은 하더라도 답은 제발 ‘노(NO)’라고 하십시오. 그런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공직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표현했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지난 5월 모 자치행정과장이 ‘안동광 부시장 직위해제 검토’라는 윗선의 부당한 의견에 맞서 당당하게 사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앞서 의정부시는 과거 시장의 지배적 의견과 가치에 포획된 직원들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그 결과 지난 2월 감사원이 ‘의정부시 도시개발시행자 선정 특혜의혹’라는 공익감사로 해당 국장은 정직, 과장은 해임 등 중징계를 시에 통보했다.

이 같은 사태는 집단문화에서 비롯된 직원들의 순응주의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어떤 집단이든 폐쇄적일수록 동조화 경향은 강화된다. 이는 결국 지배적 가치에 대한 이의 제기와 저항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어떤 목적도 수단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직원들의 간절한 호소는 결핍과 부재를 외치는 목소리다.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조직의 리더가 규제 기구를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고 (게임의 규칙을 정하고 심판까지 직접 고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에 해당된다.

의정부시가 과거 특정인으로 인한 지배적 가치에 대한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직원들 스스로 ‘고르디우스 매듭’을 단호하게 자르는 것이다.

고르디우스 매듭은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왕의 전차에 달린 매듭을 풀지 못해 잘라버렸다는 전설에서 나온 표현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뜻한다.

현재 고산동 복합문화융합단지 도시지원시설 1블럭 사업자 ‘코레이트 리듬시티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 투자유한회사’가 연면적 5만2761㎡ 규모 물류센터(건축법상 창고 시설) 신축을 위해 지난해 11월 26일 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고 설계를 끝냈다.

2블럭 사업자 ‘앰베엔 홀딩스’는 연면적 10만4270㎡ 규모 물류센터 신축을 위해 지난 5월 6일 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설계 중이다.

두 사업자는 8월 중 시에 착공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역주민 여론과 김동근 시장의 반대로 보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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