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평화포럼이 “의정부시는 반환 미군공여지 난개발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24일 오후 2시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 “미군공여지를 개발업자가 아닌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정부평화포럼 김재연 공동대표는 “의정부시가 의정부동 캠프 라과디아 부지에 조성한 체육공원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짓는 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준공된 이 공원은 국비, 도비 등 507억 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고 조성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백억원 세금을 들여 만든 체육공원을 없애고 아파트를 짓는 것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 묻고 싶다”면서 “ 과연 이것이 미군기지로 인해 70여 년간 고통받아온 시민을 위한 것인가? 또 시민들의 뜻은 물어본 적은 있는가? 공여지 개발은 잃어버린 70년의 상상력이 담겨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캠프 라과디아는 공원부지로 시비(30%) 국도비(70%)를 들여 시가 국방부로부터 매입했다.

시는 라과디아가 전체 체육공원보다도 공동주택 등을 포함한 도시개발사업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지난 6월 ‘라과디아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을 경기도에 올렸다. 변경안은 현재 행안부에서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별도로 시가 안보테마관광단지 조성을 희망하는 캠프 레드클라우드(CRC)는 아직 국방부로부터 아무런 답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액티브시니어시티(주거형 의료시설, 레져타운)로 개발을 원하는 캠프 스텐리 또한 행안부가 정부주도형 ‘한수이북 전체 미 반환공여지 용역’을 지난 3월에 착수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개발이 부결된 캠프 잭슨은 시가 아트센터 개발을 위해 용역에 착수했다.

의정부시민포럼 기자회견문 전문
캠프 라과디아뿐만이 아니다. 행정타운 조성을 추진했던 금오동 캠프카일과 호원동 예비군훈련장 부지도 도시개발사업으로 계획 변경이 추진 중이다. 게다가 용현동 306보충대와 호원동 기무부대, 금오동 미군 저유소 부지, 가능동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고산동 캠프 스탠리 부지에도 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거나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직동공원과 추동공원 일대를 민자공원개발이라는 포장으로 건설사들에 내어준 것에 이어, 도시의 노른자위 땅 대부분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뜻이다. 심지어 장암동 소각장을 자일동으로 옮긴 후 그 부지에도 아파트가 생길 것이라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의정부시는 도시계획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과 장기적 구상을 갖고 이같은 개발계획을 추진하는 것인가. 긴 안목은 둘째치고, 주택공급과잉과 교통난, 녹지 축소에 대한 우려에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의정부시에 요구한다.

첫째, 반환 공여지는 개발업자들의 이익이 아닌 시민의 뜻대로 활용되어야 한다. 수십 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어렵사리 반환받은 미군공여지를 고스란히 민간투자자들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다면, 시민의 요구는 끼어들 틈이 없다. 고통은 시민들이 겪고, 이익은 개발업자들이 챙기는 의정부시의 계획변경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둘째, 반환 공여지는 성급하게 개발되어서는 안 된다. 도시 곳곳을 아파트 단지로 채워 넣겠다는 발상은 대책 없는 난개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시민을 위한 것도, 의정부의 미래를 생각한 선택도 아니다.
반환 공여지는 도시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희망의 땅이어야 한다. 당장의 계산을 좇아 성급하게 개발할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담대한 구상을 갖고 신중하게 준비하는 것이 옳다.

셋째, 반환 공여지 활용 계획은 시민과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캠프 라과디아 부지에 체육공원 대신 아파트를 지어야겠다면, 먼저 시민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 순서다. 캠프 카일 부지에 행정타운 조성이 어렵게 됐다면, 어떤 대안이 좋을지 시민들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것이 미군 공여지를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반환하는 길이다.

의정부평화포럼은 평화도시를 향한 의정부의 미래를 위해 반환 공여지에 대한 난개발을 막고, 시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공여지 활용 방안을 그려나갈 것이다.

의정부시는 시민의 뜻에 반해 추진 중인 공여지 발전계획변경안을 철회하고, 미군공여지를 개발업자가 아닌 시민의 품으로 반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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