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용 의정부시장
이 찬란한 봄날, 대한민국 국회와 문희상 의장이 함께 쓰러짐을 봅니다. 봄날 흩어지는 꽃잎보다 허망합니다. 비통합니다.

4월 24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에 몰려와 모욕에 가까운 항의와 농성에 분함을 못이겨 몸이 견디지 못했나 봅니다. 아니 한 평생을 지키려 했던 의회민주주의의 붕괴를 막지 못한 자괴감으로 마음이 무너져 내렸을 겁니다.

쟁점은 보통사람은 조금은 생소한 ‘패스트 트랙’과 ‘사보임’ 때문입니다. '패스트 트랙'은 국회에서 발의된 안건의 신속 처리를 위한 제도입니다. 이에 집권여당은 ‘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패스트 트랙으로 처리하고자 합니다. ‘사보임(사임- 맡고 있던 일자리를 그만두고 물러남, 보임- 어떤 직책을 맡도록 임명함)’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제 바른미래당에서 패스트 트랙을 추인했으나 자당 국회사법개혁 특별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의원이 개인 신념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바른미래당이 사보임을 해 간사를 교체하려 하자, 자유한국당이 허가권자인 문의장에게 허가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에 문의장은 “여·야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원만히 타협해 오라”고 당부했고 이에 한국당이 격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의장님! 이러려고 의장하셨습니까? 제 마음도 함께 무너집니다. 당신은 전도양양한 젊은시절 감옥가고, 서슬 시퍼런 독재에 맞서며 한평생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경기북부의 최고 부자가 재산은 다 쪼그라들어 전재산이 3억원도 안 됩니다.

문의장님은 늘 말씀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은 백성이, 국민이 주인이다. 그러니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시장도 한시적 국민의 머슴이다. 또한, ‘그 주권자의 민의가 모인 곳이 국회다, 누구도 국회의 권위를 무너트리는 것은 헌법의 부정이고 대한민국의 부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대통령이라도 국회를 존중하고 함부로 해서는 안 되며 국회의원 스스로 자부심과 함께 자중자애 그리고 스스로 국회의 권위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국회의 권위와 품위를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겨 오신 자신의 국회의장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짐에 낙담하셨을 것입니다.

아! 슬픕니다.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더 망하고 얼마나 더 아파야 정신을 차린단 말입니까?

망하는 자, 스스로를 먼저 모욕하고, 그리고 후에 남이 모욕한다고 했습니다. 의장에 대한 존중과 존엄은 대한민국의 존엄이며 헌법에 대한 경의의 표시입니다.

국회의원님,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문의장님을 정중하게 잘 대해 주세요. 제가 아는 문의장은 절대 당리당략에 치우칠 분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든지 대화와 타협으로 성과를 내 주십시요.  또한, 문의장께 진정한 사과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이 있기를 권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법과 질서를 그리고 국회가 스스로 품위를 저버린다면 그 다음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문의장님! 몸과 마음이 아프시더라도 참으시고 속히 쾌차하십시요.

오늘은 문의장님도 아프고, 나도 아프고, 많은 이가 아파할 것 같습니다. 우리국회에 정녕, 언제 봄이 오려는가!

(본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의정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