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정겸 자치행정위원장
김정겸 “지금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고 있는데 e스포츠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e스포츠는 IT를 기반으로 해서 4차산업을 주도해 나갈 겁니다. (중략) 바둑도 아시안게임 종목에 들어가 있습니다. 의정부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많은 광고·홍보를 합니다. 그런데 TV광고에 초당 300~400만원이 듭니다. 대략 7개월 동안 프로바둑을 통해 의정부시가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는 점이죠. (중략)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셨을 겁니다. 결국 그로 인해 4차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바둑 예산) 상임위 결정을 존중해 주시길 바라고 (중략) 이 예산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의정부시 발전이 곧 의정부시민의 행복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의정부시를 대표할 수 있는 스포츠단에 대한 지원이지, 개인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원안가결 부탁드립니다.

의정부시의회가 31일 민주당의 날치기 의결로 앞선 예결위 결정을 뒤집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0일 민생과 무관한 체육과 소관의 ‘프로암 바둑대회’ 예산 3000만원을 삭감했다.

시의회는 31일 오전 11시 임시회 본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안지찬(민주당) 의장이 2018년도 제2차 추경안을 상정했다.

안 의장은 “상정에 앞서 김정겸(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접수돼 원활한 회의를 위해 잠시 20분간 정회를 선포한다”고 말해 본회의는 시작 16분 만에 정회로 이어졌다.

앞서 김정겸 의원의 ‘프로암 바둑리그 출전 지원 수정안’은 이날 오전 9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언급됐다.

이후 이어진 전체 의원 간담회는 안지찬 의장이 진행했다. 민주당의 수정안은 1시간 반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단 한 마디 언급도 없어, 민주당의 날치기 통과가 예고됐다.

결국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의도를 알 수 없는 깜깜이 상황 속에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안 의장은 전날 빙모상을 당해 30일 저녁 8시 이후 이용린 의회사무국장으로부터 “내일 임호석(한국당) 부의장이 의장 대행으로 본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시 30분에 속개된 본회의는 구구회(한국당)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심사보고 후 김정겸 의원의 수정안 제안 설명이 이어졌다.

김정겸 의원은 수정안 제안으로 ‘프로암 바둑리그’ 출전 지원 예산 의미를 “국가 차원의 e스포츠 육성, IT산업, 4차산업, 의정부시 브랜드 가치 홍보, 전자 정부” 등 개념을 섞어 설명했다.

이에 구구회 의원은 “선수단의 의정부시 연고 정체성 문제, 예산의 적정성과 축구·야구·태권도 등 41개 종목과의 지원 형평성”을 들어 반박했다.

김현주(한국당) 의원은 “김정겸 의원 수정안은 오늘 아침 의원 사전간담회에서 의견 개진을 했어야 하고, 의장도 김 의원의 수정안 제안을 받은 즉시 13명 의원에게 알리고 간담회 주제로 올렸어야 했다”면서 본회의장 난상 토론회를 지적했다.

수정안 토론회는 한국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요구가 이어졌다. 이에 안 의장은 의사(토론) 종결을 선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안 의장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답변할 기회를 달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이게 무슨 회의야. 똑바로 하세요, 의원답게” 등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안 의장은 “의정부시의회 회의규칙 제41조에 따라 거수로 표결하겠다”고 말하자 한국당 일부 의원이 퇴장했다.

한국당 의원의 항의에 맞서 민주당 의원들도 “지금 회의 중입니다. 질서 유지 시켜주십시오. 의원답게 조용히 하세요” 등 발언을 이어갔다.

안 의장은 재차 “본 의원도 의장석에서 의사를 표명하겠다”면서 “동일 의제 수정안이 제출될 때에는 최후 제출 수정안부터 표결한다는 규정에 따라, 2018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먼저 표결하겠다”고 말했다.

구구회 의원은 여기에 맞서 “체육단체는 100만원씩 지원하면서 (프로암 바둑리그는) 3000만원씩 지원합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라고 소리쳤고, 정선희 의원은 “의장님! 소란스러워 들리지가 않습니다”라고 맞받았다.

이에 존재조차 낯선 허 찔린 상황에 맞닥트린 한국당 의원은 12시 12분께 본회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곧이어 안 의장은 “수정안에 대해 찬성하는 의원은 거수해 달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 8명 전원이 찬성했다. 결국 본회의는 김정겸 의원 제안 수정안 가결을 선포하고 12시 16분에 산회했다.

민주당의 날치기 의결 소식에 익명의 정가소식통은 “이번 일로 과반수 의석(8명) 민주당 의원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예결위 결정은 바닥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고 각 상임위원회 결정도 무의미해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협치가 말살된 다수당의 독주는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가 무소불위의 괴물로 변해 스스로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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