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녹양 아울렛에 최근 손님들 발길이 끊겼다. 대로 앞 상점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텅텅 비었다. 상점가 골목 안도 폐업의 기로에 서, 대형자본의 사냥감으로 전락해간다는 느낌이다. 녹양 아울렛 상인회장에 의하면 양주, 민락지구 등 인근의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전 이곳의 연간 매출은 7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녹양아울렛 상인회는 지난 8월 민락지구에 롯데아울렛이 들어서자 자신들과 상품이 겹친다는 이유로 제일시장 등 지역 내 7개 상인회가 연합해 상가발전기금 50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의정부시가 중재에 나서 지난 7일 시 관계자, 롯데아울렛 관계자, 녹양아울렛·제일시장 상인회장 등 비대위 대표 7명이 모여 8차 협상을 벌였다.
시 관계자에 의하면 협상에서 롯데 측은 의정부소상공연합회 발전기금으로 5억원의 현금 보상과 매년 재래시장 등 영세상가 시설 보수 사업비를 지원키로 했지만 비대위 측의 반대로 협상이 결렬됐다.
비대위 측의 반대는 롯데아울렛이 제안한 사업비 지원은 금액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롯데아울렛 역시 임대비 등이 연간 20~30억원 발생하고, 판매수당 16~20%를 받아 운영해 초기투자비 적자를 이유로 보상에 난색을 표했다.
롯데아울렛 등 대형마트가 집중된 민락지구는 행정구역상 송산2동으로 관계자에 의하면 주민이 올해말 5만7000명으로 늘 전망이다. 내년에도 아파트 6개 단지, 5847세대가 늘어나 전체주민 7만3000명이 예상된다.
최근 의정부시 통계 연보에 의하면 지역 내 사업체 수는 2만4000개로 그중 서비스업이 88% 이상이다. 또 시의 4개 주요 전철역을 통해 이동하는 인구가 12만명으로 나타나 일일 직장인과 학생 등 6만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전형적인 배드타운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의정부가 고용과 관련해선 취약한 곳이다. 말 그대로 이제 의정부에 새로운 변화와 직장다운 직장이 필요한 심각한 문제다”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에 의하면 신세계의정부점, 민락동 이마트·코스트코·롯데아울렛, 금오동 홈플러스, 장암·용현동 롯데쇼핑 등 7개 대형마트로부터 거둬들인 재산세는 연간 24억225만원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들 대형마트가 낸 법인세 일부분의 누진률을 적용해 지자체에 돌려주지만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율은 지난해 시가 재산세로 거둬들인 497억3000만원에 비하면 4.8%에 불과하지만 이들 대형마트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형마트에 종사하는 지역민 대부분 비정규 감정노동자에 속해 고용구조 변경과 산업구조 개편이 시급하지만 시의 특별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