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권 통합 기자 간담회가 29일 오전 양주시청 상황실에서 개최됐다.

취재 기자들을 발 디딜 틈 없이 불러모은 가운데 열린 간담회는 오세창 동두천시장의 불참 속에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현삼식 양주시장 간 통합 합의문 서명으로 이어졌다.

현삼식 양주시장은 기자 회견에 앞서 “양주권 통합은 이번에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해 지난 2년간 통합을 위한 노력에 불협화음이 존재했다는 말로 들린다.

이날 간담회 취지는 사회자(양주시 총무과장)의 지적처럼 “지난 25일 ‘양주권통합지원시민대회’에서 시민들의 통합 압박을 (두 시장이) 받아들여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혀 이날 간담회가 민심 달래기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시인했다.

사회자는 3개 시 통합 추진 아이디어로 행정협의회 공무원 우선 교류와 민간추진단의 (3개 시) 공용시설 사용, 양주학을 통해 정체성을 정립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밝혔지만, 이 말은 퉁퉁 불어터진 라면처럼 식상했다.

또한 간담회 직전 의정부·양주·동두천시 의장단이 모여 심도있게 통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이천시 경기도 시장·군수 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불참해 의양동 통합에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지난해 10월 의양동 통합과 관련해 안행부 자치제도과 모 서기관은 “지자체의 건의안이 없어도 안행부 장관의 직권으로 통합을 위한 권고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동두천시의 반대가 심하다는 이유로 권고안은 불발돼 통합을 위한 시간은 또다시 거꾸로 돌아갔다.

이날 3개 시 통합과 관련해 의정부시는 2년 전 통합지원조례를 제정했고, 양주시도 조만간 통합지원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동두천시의 반대와 양주시의 소극적 대응 등 통합을 위한 공동체의 도저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간담회 석상에서 “동두천을 빼고 차라리 현실적인 의정부·양주시만의 통합은 어떻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 시장은 “모든 일에는 처음에 장애가 있다.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만, 두 개 시만의 통합은 원치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통합을 위한 안행부 ‘지방분권,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법’의 시효는 2018년 5월 27일까지로 정해져 있다.

통합을 위해선 3개 시의 지역적 이해와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 등 정치 공학적 변수가 얽히고 설켜있다. 통합을 위한 또다른 본질은 실존적 조건으로 돈이 결부돼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행정 전문가들은 지난해가 3개 시 통합의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구조적 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모순된 어법으로 감나무에 감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통합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3개 시 통합의 본질은 소통이다. 통합을 위한 말이 정치인들의 입에서 점점 많아지고 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그의 소설에서 말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끊임없이 말을 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상대방의 얘기를 듣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말이 많아질수록 관념적이거나 거짓말도 많아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소통이란 말이 아니다. 말을 자제하고 상대의 입장에 대해 듣거나 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톨스토이의 말이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
 

▲ 현삼식 양주시장-안병용 의정부시장 통합 합의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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