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자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퇴 의사를 번복하고 항소 의지를 밝힌 안병용 시장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5일 재판에서 3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 시장은 오늘 재판에서 무죄를 확신했다. 그래서일까. 안 시장은 오전에 연이어 참석한 행사에서 “내가 오늘 재판에서 지고 즉시 사퇴하지 않으면 내 뺨을 때려라. 정의는 살아 있다. 내가 오늘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항소 없이 한 시간 내 즉각 사퇴하겠다”고 공언하고 그 내용을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하지만 재판이 끝난 후 그 내용이 삭제됐다.

안병용 시장이 5일 오전 자신이 오늘 재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을 받으면 즉시 사퇴하겠다는 공언을 번복했다.

재판을 마친 안 시장은 모든 연락을 끊은 채 홀연히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공언한 사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퇴의 변을 써내려 갔다.

이 같은 사실을 연락받은 문희상 의원이 급히 찾아가 사퇴를 만류했다. 이후 오후 4시 30분 안 시장이 문희상 의원과 함께 시청 현관에 도착했다.

소식을 듣고 집결한 새정치민주연합 정치인·당원·지지자 100여명이 “안병용! 안병용!”을 연호하며 구호를 외쳤다.

“힘내라 안병용! 야당탄압 시민탄압! 굴복하면 안된다! 포기하지 마세요! 항소!…! 울지마라 안병용! 의정부시민 버리지 마세요, 절대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지지자들 앞에서 문희상 의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올해 일흔으로 정치를 40년 했습니다. 그리고 내일모레면 새정치민주연합에 전당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하지만) 의정부가 위기라는 의식에서 급히 왔습니다. 안병용 시장이 여기서 포기하면 의정부는 다시 일어설 수 없습니다.

안 시장이 죄가 있다면 오직 의정부시 사랑한 죄,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의정부 발전을 위해서 동분서주한 죄, 그게 죄라면 어찌 그 죄로 사퇴해야 한단 말입니까, 안 시장은 죄가 없습니다. 내가 70년 인생을 걸고 담보합니다.

안 시장이 죄가 있다면 재선된 대한민국 국회의원·시장·군수 모두가 죄인입니다. 흥분해선 안됩니다. 대한민국 법률과 재판에 의해서 결과가 나왔어요.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에는 삼심제도가 있어요.

(재판에) 지더라도 한을 풀어야 하는 재심 제도가 있는 거에요. 여기 작은 약속으로 좌절해선 안돼요. 더 큰 게 있어요. 안 시장은 무한책임이 있습니다.

시장을 뽑아준 의정부시민 한 분 한 분의 뜻이 훨씬 고귀하다는 것을 나는 주장합니다. 여러분!” (옳소!…!) (항소!…!)

“여러분 앞으로의 그 길은 무척 힘든 과정일 수 있습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나도 삼십대에 감옥 갔고, 갖은 고문 다 당했고, 그런 속에서 얻은 결론은 사필귀정이다. 결국 일은 정의롭게 끝난다는 걸 믿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옳소!…!) (안병용!…!)

하나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단결해 끝까지 지켜주면 반드시 안병용은 살아나고 이긴다는 것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긴 여정의 동지입니다. 태어난 날은 달라도 같은 날 죽자”고 외쳤다.

눈시울이 벌겋게 달아오른 안 시장이 마이크를 받았다.

“오늘 이 순간 마음이 참담합니다. 정말 죽고 싶습니다. 제 개인이 시장의 직을 영위하지 못하는 판결을 받아서가 아닙니다. 저 교수 출신으로 시장을 4년 6개월 했으면 무슨 여한이 있겠습니까.

저는 경전철에 시장직 그리고 모든 것을 걸고서 파산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판사님은 오늘 제가 경전철에 무엇을 줬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서울시 25개, 인천·경기도 전부 경로무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부 시에서 100% (비용을) 주고 있습니다. 수도권환승도 그렇습니다. 똑같은 용인시가 경전철 무임승차·수도권환승 100% 시비로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 안병용 그렇게는 안 된다고 사업자로 하여금 50%를 부담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10분의 9가 되는 수도권환승도 50%를 부담시켰습니다.

저는 검사님 판사님도 이 경위를 알면 대한민국에 이런 협상이 어디 있을까. 자기 직을 걸고 정말 사업자에게 50%를 받아낸 이 협상이야말로 상을 줘야지, 이렇게 믿어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판 한 시간 전에 제가 죄가 있다면 두 말할 것도 없이 사퇴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사법부의 정의가 모든 것을 회복해 주시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이렇게 됐습니다. 참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심정입니다. 즉시 저의 약속을 지키고 싶습니다. (울먹이며) 무슨 보람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참으로 난감합니다.

제가 그 사직에 대한 변을 쓰고자 집으로 돌아갔을 때 많은 분들이 전화를 해서 전화를 껐습니다. 내일모레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모든 전당대회를 준비해야할 문희상 의원님이 두 시간 동안 자꾸 저를 설득했습니다만 차마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무슨 희망과 보람을 가지고 시장 노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난감합니다. 저를 믿고 고생했던 공무원들이 무슨 날벼락입니까. 제가 홀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아비의 결백을 보여주려고 재판장에 아들까지 나왔는데 난감하고 민망하고 억울합니다. 이제 의정부시민의 자존심은 뭐가 됩니까. 나를 믿고 (경전철의) 파산을 면한, 상 받을 만한 부하직원들은 어디가서 무슨 하소연을 하겠습니까.

교수 출신 안병용을 공천해서 정말 희망도시 의정부를 만들려고 했던 정치 40년 문희상 의원님의 자존심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참으로 난감한 지경에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죄가 없음을 만천하에 알리고자 100만원 이상 심판을 받으면 즉시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참으로 이 순간 난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이제 저의 주장을 잠시 번복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의정부시장 안병용, 부끄러운 짓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판장에 가서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결기를 다졌다.

안 시장은 이번 선고와 관련해 자신의 사퇴 의사를 번복하고, 오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심경과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 시청 현관에 집결한 새정치민주연합 당원, 지지자
▲ 안병용 시장의 사퇴를 만류하는 문희상 의원
▲ 격한 감정에 연설 도중 눈물을 흘리는 안병용 시장
▲ 지지자들의 부축을 받으며 집무실로 향하는 안병용 시장
▲ 자신의 집무실에서 눈물을 닦는 안병용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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