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봉그린아파트 건물주·임차인 만남의 장
의정부 화재 건물주와 세입자가 17일 저녁 긴급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만남의 장은 그동안 자신들도 화재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유가족과 세입자들의 피해로 속앓이 하던 건물주가 세입자와의 허심탄회한 이주대책 마련을 위해 시 관계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번 화재로 사망자 4명을 포함해 가장 큰 사상자를 낸 대봉그린아파트 건물주와 세입자는 저녁 7시 의정부3동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대봉그린아파트 건물주 서모(62) 씨 대리인으로 사위가 나서 참석한 60여명의 세입자와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 화재 피해 이재민 이주대책으로 시 관계자와 농협은행이 전·월세 자금 대출에 대해 설명한 터라 세입자들로부터 보증금 조기 반환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이 자리에서 전월세 보증금 우선변제을 위해 대봉그린의 보험금을 시·세입자·건축주가 공동 관리해달라는 세입자의 요구에 시 관계자로 참석한 임모 도시관리국장은 “건물은 사유재산으로 시가 공동으로 관리할 권한이 없고, 다만 이재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시가 재난관리기금을 긴급히 대출하는 것이며, 결국 모든 책임은 건축주가 져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주 대책과는 별도로 피해 보상을 해달라는 세입자들의 요구에  대해선 “이 자리는 피해 대책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고 긴급한 이주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대봉그린아파트 측은 자신들은 “35억원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고, 현재 돈이 없어 화재보험 밖에는 믿을 게 없다”고 밝혔다.

또 이주를 원하는 세입자들에게는 전체 보증금 22억원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시금고인 농협은행을 통해 2년간 무이자로 융자해줄 것을 밝힌 만큼, 자신들은 보증금의 30%에 해당하는 6억원을 2~3주 안에 마련해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임차인들이 동의하면 500~1000만원 이하의 소액임차인은 우선변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주 계획이 없어 곧바로 보증금을 빼달라는 세입자의 요구에 대해선 “보증금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하겠다는 약속 이외엔 뾰족한 대책이 없어, 세입자가 원한다면 변호사 공증이나 임차 호실에 대한 근저당 설정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저녁 8시 경의초등학교 교실에서 열린 드림타운아파트와 해뜨는마을아파트 건물주와 세입자들과의 만남도 차분하고 진지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500만원 이하 보증금 세입자가 가장 많은 드림타운아파트 소유자는 27명으로 한 사람이 많게는 11,7,6채씩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대다수의 소유자들은 “화재로 인해 건물이 불타버려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가 차라리 소유자에게 대출해주면 우리가 일괄적으로 해결해 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난관리기금의 운용은 우선 이재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고 답했다.

500만원 이하 소액 보증금 입주자들에게 우선변제 해줄 것을 요구하는 시 관계자의 요청에, 이들은 “우리 임대인들도 불탄 건물을 다시 살리려면 애로가 많다”고 답하고, 세입자들의 근저당권 설정 요구에는 구두로 약속했다.

주차타워와 8개 호실 소실 등 피해가 적은 해뜨는마을아파트 건물주 이모(62) 씨는 세입자들에게 다시 들어와 살면 세를 30% 정도 깍아주겠다고 제안하고, 시 관계자에게 피해건물의 조속한 원상복구를 위해 빠른 시일내 건물의 안전진단을 끝내고 폴리스라인을 풀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봉그린·드림타운·해뜨는마을 등 세 곳의 500만원 이하 소액 임차인은 총 111세대로 드림타운에 집중돼 있고, 500~1000만원 이하의 임차인은 49세대로 해뜨는마을에 집중돼 있었다. 또한 1000만원을 초과하는 임차인은 82세대로 대봉그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해뜨는마을과 드림타운 사이에 낀 5층짜리 한길원룸(생활숙박업·장기숙박대여)도 직접적인 화재 피해는 없지만 폴리스라인에 갇혀 전기·수도·가스 등이 끊겨 그곳에서 생활하던 18명도 이재민으로 등록하고 한달 간 긴급생계지원비 64만8880원씩 타간 것으로 알려졌다.

▲ 드림타운 소유주·임차인 만남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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