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무식에 참석한 안병용 시장
31일 의정부시 종무식에서 안병용 시장이 故 함석헌 선생의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를 낭송했다.

오후 4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거행된 종무식은 승진·전보 인사발표 2시간을 앞둔 시점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안 시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공로연수 대상자와의 불협화음과 오는 1월 12일 경전철 경로무임 시행 기소 공판 증인심문에 다수의 직원들이 출석해야 하는 심경을 대변한 듯 시 낭송에 격한 감정이 실리기도 해 도지사 표창 등 수십명의 시민이 함께한 종무식 행사장은 잿빛의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날 안 시장은 훈시 대부분을 낮고 무거운 어투로 신년의 비전은 생략한 채 인사에 관련된 입장을 설명하고 후배들의 승진을 위해 1년간 공로연수를 선택한 4명의 55년생 사무관(5급)들에 대해 상찬하고 직원들에게 박수를 유도해 감흥이 엇갈렸다.

차량등록사업소 임종문 소장, 가능2동 조현진 동장, 맑은물사업소 김택수 업무과장 등은 시의 1년간 공로연수 요구에 반대하며 끝까지 버텼지만 인사권자인 시장의 직권으로 공로연수 선정을 통보하자 마지못해 31일 오전 공로연수를 신청했다.

이날 오후 6시에 발표된 5급·사무관 승진인사는 특히 6급(20년 이상) 최고참으로 지난 79년 임용한 지방시설주사인 건축직 오병권(56) 주사와 소수직렬로 지난 93년 농촌지도사(6급) 출신의 김상록(51) 주사의 승진인사가 눈에 띄었다.

행정직 5급·사무관 승진인사로는 승진서열 1, 2, 3등인 김영길(53) 인사팀장, 최승일(55) 기획팀장, 한신균(53) 성과관리팀장이 나란히 발탁됐다.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세상의 찬성 보다도
“아니” 하며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종무식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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