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역이 고교 평준화 시행 2년 만에 새로운 서열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실시한 ‘201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의정부에서 최고 성적을 기록한 영석고가 전국 평균인 85.2%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영석고는 기초학력 미달자가 1.65%로 2학년 전체 응시자 240명 중 4명에 불과해 의정부 내 꼴지를 기록한 모 고교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 약 50%에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결과다.

특히 비평준화 시절 하위권에 머물던 사립형 고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공립형 고교들이 하위권으로 주저 앉았다. 그 결과 꼴지를 나란히 기록한 두 학교 역시 공립형 고교로 나타났다.

과거 의정부지역에서 명문고의 전통을 날리던 여고와 남고는 각각 2, 3위로 영석고 뒤를 이었다.

교육부가 위탁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이번 평가는 전국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6월 24일 실시돼 지난 11월 28일 발표됐다.

의정부지역 11개 고등학교와 19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는 영석고와 경민중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경민중은 특히 올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교육청 관계자는 “학업성취도는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등급으로, 기초학력 미달이란 국가에서 정하는 최소한의 학습 성취 기준을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로, 시험범위인 국·영·수 절대평가 100점에서 60점 미만 중에 10%에 해당되는 학생들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같은 결과는 2년 전 평준화가 시행되면서 우려한 대로 의정부의 전반적인 학력저하 현상으로 평가하고 “우수학생들이 인근 양주고, 청학고 등 자립형공립고와 서울의 특목고 등으로 빠져나갔다. 또한 최하위를 기록한 고교들을 분석한 결과 200점 만점의 내신성적 중 120~100점대 학생이 몰려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듯 양주고의 경우 과반수 이상의 학생이 의정부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우수한 학생의 유출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석고 오종환 교감 인터뷰

▲ 영석고 오종환 교감
“작년 겨울부터 노력을 많이 했다. 영석고는 한수이북 유일의 4년제 종합대학 부속고등학교다.

올해 대학 진학률도 학생수에 비해 의정부 최고 수준이다. 3학년 학생들은 비평준화 시절 학생들로 기초학력 미달에 비해 서울지역 4년제 대학만 12~13% 들어갔다. 수도권 대학도 10% 이상이다. 3학년 전체 168명 기준으로 50명 이상이 인서울에 도달했다.

오죽하면 ‘영석고등학교 교육을 업(UP) 시키면 의정부 교육이 업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의정부는 경기도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작년 12월 기초학력 평가 이후 곧바로 담당 부장 2명과 선생들을 모아 TF 팀을 구성해 방법을 찾았다.

제일 먼저 아이들 수준부터 파악했다. 올해 시험 본 학생들은 평준화 1년차다. 이들의 학습 능력 평가를 위해 교육청의 자문을 받아 2월 초 ‘학력향상프로그램’을 도입해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기초학력이 아주 부족한 학생 3명, 보통 미만 학생이 26명으로 드러났다. 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2월 봄 방학부터 프로그램을 운영해 국·영·수 과목을 대상으로 선생들이 특별학습을 시켰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아이들이 안 따라와 애를 먹었다.

가장 큰 문제는 어느 학교나 다 마찬가지로 방과후 프로그램은 어차피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아이들은 학습 의욕이 없어 그냥 집으로 가버렸다.

그래서 TF 팀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 학생들이 등교한 일과시간에 교육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선생들은 회의시간과 학교 특색사업인 태권도 시간을 할애해 이들을 교육시켰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두 시간을 확보해 아이들을 교육에 집중했다.

그중 제일 중요한 건 아이들의 의욕상실 치유를 위해 교육청 위(Wee)센터와 학교 내 위클레스 상담교사를 통해 자신감 향상 프로그램 실시와 교장·교감이 간식을 사다주며 아이들을 달랬다.

또한 방과후 특색사업으로 NCBS(Not Competition But Sharing-경쟁보다는 서로 돕고 나눠가며 공부하는 학습 공동체)를 도입해, 학생들을 서로 멘토와 멘티로 짝을 맺어줬다.

멘토 학생에게는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고 학기말 봉사상을 부여해 학생부 스텝관리에 도움을 줘 많은 학생들이 신청했다. 수업시간에도 선생이 알려주는 것보다도 친구한테 배우는 게 효과가 컸다.

학교는 토요일도 거의 쉬지 않고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혁신 프로그램과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들을 학습시켜온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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