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 정관모 作 태양기둥(Solar Pole)
의정부예술의전당 앞마당에 세워진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조형물이 오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작품은 의정부시가 올 4월 국제음악극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공모한 작품명 ‘태양기둥(Solar Pole)’으로 밝혀졌다.

시 관계자는 “우리 시 만의 특색있는 볼거리와 관광활성화를 위해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환경 조각설치 계획으로 2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시의 이 같은 조형물 공모사업에 지난 6월 6개 업체(작품)가 응모했다. 이와 관련 시 문화체육관광과는 6월 15일 작품 선정을 위해 평가위원 7명(대학교수 3명, 조각가 3명, 미술기관 1명)을 구성했다.

공모 평가 결과 ㈜더스틸, 작가 정관모(77·조각가) 씨의 작품 ‘태양기둥(Solar Pole)’이 당선됐다.

‘태양기둥(Solar Pole)’은 농경사회의 상징인 흙다지 농기구 ‘남테’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태양기둥’의 컨셉은 옛 농경사회에서 사용했던 ‘남테’라는 농기구에 현대적인 표현양식과 감각을 더해 생명의 원천인 태양의 에너지와 꿈을 조형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기둥은 작품가가 1억9653만원으로 높이 18m 크기의 스테인리스 재질과 우레탄 도장을 한 검은 기둥 모양으로 제작돼 지난 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앞마당에 설치됐다.

태양기둥은 알고보니 규모만 다를 뿐 비슷한 정씨의 작품이 1986년·1993년 두 차례 경기도 양평 ‘숲속의 미술공원 지저스 힐’ 내에 (작품 #28,40)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태양기둥이 애초 농기구인 ‘남테’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란 얘기를 들은 시민들은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상징과는 거리가 먼 작품을 설치한 시의 처사에 대해 예산 낭비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새민련 K(50) 전 시의원조차도 “의정부예술의전당이나 국제음악극축제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조형물이 왜 설치돼 있는지 모르겠다”며 평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씨의 또 다른 작품은 공교롭게도 안병용 시장 집무실에 설치된 작품명 ‘생의 경이’라는 나무 뿌리 조형물을 지난 2011년부터 4년째 무상 임대해 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안 시장의 지인인 정씨는 지난 2010년 10월 11~19일 ‘정관모 뉴 아이콘전’이라는 개인전을 갑작스럽게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해 당시 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이던 최경자 의장으로부터 지적당하기도 했다.

이번 공모와 관련에 시 회계과 관계자는 “작품의 가격에 대한 정량적 분석과 업체별 기술보유 능력 등 평가와 서류심사를 사전에 거쳤다”고 해명했다.

문화관광체육과 이모 팀장은 “공모에 대한 평가는 심사위원 채점 60점, 회계과 사전심사 20점, 서류점수 20점 등을 합산해 평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심사위원과 평가점수를 공개해달라는 몇몇 기자의 요청을 거절하고, 다만 참가 업체별 심사위원의 평가결과는 근소한(10점 미만) 차이를 보였다고 말해, 불공정한 심사 의혹을 뒷받침했다.

 

 
▲ 정관모 作 '생의 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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