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9시 의정부여중 등굣길 정문 앞 전경
의정부여중이 전국 최초로 9시 등교 정책을 실시했다.

25일 아침, 진보 교육감의 정책과 사회의 높은 관심이 뒤섞인 듯 기대 반 걱정 반의 등굣길이 연출됐다.

학교·교육청 관계자의 마중 속에 등교 시간인 8시 30분을 넘겨 40분이 지나자 해맑은 아이들의 미소가 정문을 향해 밀려왔다.

정문에서 만난 한시온(13·1학년) 학생은 등교 시간이 30분 늦춰져 아침에 엄마와 대화시간이 늘어났고, 가족들과 식사 시간도 여유로워서 좋았다고 말한다. 또한 김수빈(13·1학년) 학생은 지각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학기부터 실시되는 9시 등교 정책을 위해 지난 14일 의정부 관내 31개 초등학교, 19개 중학교, 15개 고등학교에 일제히 공문을 보냈다.

이와 관련 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별로 오는 30일까지 여론 수렴을 해 9시 등교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히고, “여론 조사 결과 반대가 높은 학교는 9시 등교를 강제로 시행하지 않고 학교장 재량에 등·하교 시간을 맡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초등학교 등교 시간이 8시 40분으로 형성돼 문제가 없지만 고등학교는 등교 시간이 7시 30분으로 9시 등교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 의정부여중 이부원 교사, 이충희 교장, 의정부교육지원청 문병선 교육장
의정부교육지원청 문병선 교육장 “어른들도 전부 (출근을 9시까지) 시작한 거니까 다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지도의 대상으로 학생 시기는 미래를 위해서 좀 참고 자기 권리를 포기하고 살아가라. 이런 생각들을 어른들이 해왔다.

이제는 아이들도 사회적 인격체로서 대접하고 학교 안에서도 당당하게 주인으로 서게 해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하고 있다. ”

의정부여중 이충익(54·전 전교조 경기도위원장) 교장 “우리학교가 최초로 실시하는 9시 등교는 시행에 따른 찬성률도 높지만 가장 큰 반대 이유는 늦게 오면 늦게 간다. 이거 아닙니까.

결국 늦게 와서 늦게 가는 게 효과적이냐, 일찍 와서 일찍 가는 게 효과적이냐. 제가 봤을 땐 30분 늦게 와서 수업시간에 보다 더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알다시피 여기 학생들은 90%가 근거리 통학으로 30분 늦게 등교하는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본다.

9시 등교는 경기도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사항이 아니라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로 (3학년 사회수업, 모둠 별 토론) 제안한 30여 가지 아이디어 (학교 내 알바, 시험 횟수 축소 등) 중에서 나왔다. 그중에서 교육감이 학생들의 수면권·건강권을 위해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또한 학교 입장에서 지난 21일까지 여론을 수렴한 결과 찬성률이 (학생 70.9% 교사 74.5% 학부모 66.7%) 높게 나와 시행하게 됐다.

의정부여중 이부원(55·과학담당) 교사 “우리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돼 아이들 사고가 굉장히 자유롭다.

아이들이 어떤 틀에 박힌 교육보다는 틀 없이 이루어지는 교육에 익숙해져, 새로운 변화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된 것 같다.

아이들이 혁신학교 교육에 의해 새로운 교육에 대한 수용 태도가 넓어졌다. 교육 또한 (과거) 습관화된 부분이 변화에 대한 어색함도 있지만 앞으로는 (교육이) 이런 방향으로 나가야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아이들이 학교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줄였으면 하는 바램인데, 결국 교사·학생이 원하는 수업시수(授業時數)가 선 조정돼야 하는 게 아쉽다.

수업시수를 조정해야 (9시 등교가) 보완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선 학생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을 좀 더 늘려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학생이나 교사 입장은 ‘건강권·행복권’ 차원에서 수업시수를 줄이면 그게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판단된다. 9시 등교에 대한 반대가 가장 큰 쪽은 아무래도 맞벌이 학부모들이라고 생각한다.”

▲ 등교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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