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루스의 주민들에게는 정치는 생활이다. 자신이 원하면 주민이 모두 모인자리에서 지역의 주요현안에 대해 직접 말하고 새로운 사업이 있으면 제안할 수도 있다.
광장에 모여 글라루스의 주민들이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바로 정치이다.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 지방의회가 바로 이러한 생활의제를 정치의제로 만들어 내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현실로 만들어 주는 연결고리를 해내야 한다.
주민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공허한 외침이 아닌 삶이고 현실로 만들어주는 광장이 되어주는 역할이 바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이고 지방의원들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이다. 풀뿌리민주주의가 바로 설 때 중앙정치도 건강해지고 국민을 중심에 두는 바른정치, 민주정치로 발돋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정치가 성숙되어야 하고 기초의원들의 수준 또한 향상되어야 한다. 행사장이나 찾아다니며 악수정치를 하는 의원들에게는 지역의 희망을 기대할 수가 없다.
주민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찾아내고 다독이고 치유하며 공동체적 상생의 문화를 견인해내는 활동들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 속에서 부단히 학습하고 연구하여 주민을 위한 조례제정과 개정 그리고 집행부의 행정에 대한 견제를 이루어내야 한다.
제도적 겉치레로 만들어진 주민참여와 주민참여예산제가 아닌 실질적으로 광장에 모여 다양한 주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이끌어내고 상호조정을 통해 행정과 정책에 반영시키는 부단한 자기활동이 전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나 생활 속의 의제들을 정치의제화 시켜내는 학습되고 준비된 사람들이 지방자치를 견인하여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를 통해 얻은 권력을 남용하고 자신과 측근들의 보은을 위해 행사할 것이 아닌 시민들과 시민 편에서 권력의 분점을 통해 자기 자신을 강제할 필요도 있다.
얼마 전 모 방송사에서 소개되었던 성북구와 석관동 아파트, 의령의 감곡마을의 실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북구는 동네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민쉼터 건설을 놓고 주민이 참여하고 협력하는 모습, 의령의 작은 마을 감곡마을에선 마을 주민인 할머니들이 마을 최초로 여자 이장을 선출하고 마을 숙원사업인 가게 만드는 일을 추진하는 과정, 서울 한복판 아파트 단지인 석관동 아파트는 1년이면 60억원의 관리비가 움직이는 25동 규모의 큰 아파트인데 아파트 대표자회의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어 가정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아파트의 동 대표들은 관리 사무소와 경비들을 감시하고 또 주민들은 동 대표들이 맡겨진 일을 잘하는지를 견제하는 석관동의 한 아파트의 사례는 ‘시민권력’이 미치는 힘 그리고 란츠게만인데 정신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지방자치의 시대, 참여와 자율성에 기반한 거버넌스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더 많은 민주주의는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
우리는 스위스 글라루스의 주민들, 감곡마을의 할머니들, 석관동 아파트의 주민들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
자연부락과 아파트촌으로 밀집되어 어우러진 우리 동네를 어떻게 사람 냄새나고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삶의 공동체로 만들 것인가?
현장에서 삶속에서 토론과 소통! 존중과 배려를 일으켜 더블어 사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낼 것인가?
마을의 지도부터 그려내자! 그리고 동네별로 어울리는 색상은 마을공동체와 토론하고 소통을 통해 정제된 안을 만들어 아름다운 무지개 빛 일곱가지 색채를 입혀내자.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학습되고 준비된 바른 사람이 나서야 하고 세워져야 한다. 그리기 위해서는 부단한 학습과 실전경험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도 광장에 모여 우리동네 삶의 주제들이 토론과 소통을 통해 하나하나 해결되는 시민 권력이 살아있는 현장! '의정부의 란츠게마인데'를 꿈꾸며 마을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평순 발곡중학교운영위원장/경기도교육자치협의회 위원